이온화 에너지의 정의와 중요성
이온화 에너지는 '기체 원자 또는 이온에서 전자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뜻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원자 또는 분자의 첫 번째 이온화 에너지 Ei(Initial ionization energy)는 기체 원자 또는 이온에서 1몰의 전자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로 정의됩니다. 이러한 정의로 인해 이온화 에너지의 단위는 주로 kJ/mol 또는 eV가 사용됩니다.
결국 이온화 에너지는 전자를 제거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또는 어떤 원자나 분자 또는 이온에 포함되어있는 전자가 얼마나 강하게 결합되어있는지 그 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온화 에너지가 높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전자를 제거하기가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또한, 어떤 화학 결합의 형성 또는 제거에는 전자가 함께 이동하여야 되기 때문에 이온화 에너지는 반응성을 나타내는 지표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결국, 이온화 에너지는 화학 결합의 강도를 예측하고 이해하는데 필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주기율표에서 이온화 에너지의 경향성
원자의 반경, 전기음성도, 전자 친화도와 마찬가지로 이온화 에너지 또한 주기율표상에서 그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온화 에너지는 같은 주기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증가합니다. 이는 같은 주기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원자 반경이 작아지며 음전하의 전자와 양전하의 원자핵 사이에 더 큰 인력이 작용하고 이로 인해 전자를 떼어내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기율표상 가장 왼쪽에 위치한 알칼리 금속 원소들이 가장 이온화 에너지가 작고 가장 오른쪽에 있는 비활성 기체 원소들의 이온화 에너지가 가장 크다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활성 기체의 경우 전자껍질이 다 채워져 있는, 즉 옥텟규칙을 만족하기 때문에 이미 충분히 안정화 되어있는 상태이고 이로 인해 전자를 떼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온화 에너지는 같은 족에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감소합니다. 이는 가장 바깥 쪽 전자의 주양자수가 원자 번호가 증가함에 따라 함께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족에서 한 주기 후의 원자는 더 많은 원자핵, 즉 양성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전자를 더 강하게 끌어당겨 안쪽 껍질의 전자를 더 작게 만듭니다. 이렇게 더 작아진 원자 껍질은 실질적으로 바깥쪽의 전자를 핵의 인력으로부터 차단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이를 조금 더 전문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유효핵전하가 작아진다'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같은 족에서 원자 번호가 증가할수록 더 많은 전자 껍질들이 추가되기에 가장 바깥쪽의 전자는 점점 원자핵에서 멀어지며 그만큼 전자를 떼어내기가 쉽습니다.
1차, 2차 및 고차 에온화 에너지
1차 이온화 에너지는 '중성 상태'의 원자에서 가장 바깥 쪽 전자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입니다. 자연스럽게 2차 이온화 에너지는 1개의 전자를 잃은 1가 음이온의 상태에서 가장 바깥 쪽 전자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차 이온화 에너지는 항상 1차 이온화 에너지보다 큰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칼리 금속의 경우 1개의 최외각 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1개의 전자를 제거하면 옥텟 규칙을 만족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1차 이온화 에너지가 낮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전자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전자 대비 원자핵에 더 가까이 위치하여 강하게 결합된 전자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큰 이온화 에너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참고로, 수소의 1차 이온화 에너지는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H(g) → H+(g) + e-
ΔH ° = -1312.0 kJ / mol
이온화 에너지 경향의 예외
주기율표를 보면 앞서 말씀드린 일반적인 경향과 다른 추세를 보이는 원소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주기 원소를 기준으로 보면 첫 번째로, 붕소(B)의 1차 이온화 에너지는 베릴륨(Be)보다 작으며 두 번째로, 산소(O)의 1차 이온화 에너지는 질소(N)보다 작습니다. 이러한 불일치는 원소들을 구성하는 전자들의 전자배치와 훈트의 규칙(Hund's rule)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베릴륨의 경우 1차 이온화를 위해서는 가득 찬 2s 오비탈의 전자를 제거해야 하지만 붕소의 경우 하나의 전자가 추가된 2p 오비탈의 전자를 제거하면 됩니다. 즉, 짝지어진 2s 오비탈의 전자보다 2p 오비탈의 홑전자를 떼어내기가 쉽기 때문에 원자번호가 높은 붕소(B)의 1차 이온화 에너지가 작습니다.
질소와 산소의 경우 1차 이온화를 위해서는 모두 2p 오비탈의 전자를 제거해야 합니다. 질소의 전자배치를 보면 2p 오비탈에 홑전자 3개가 배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소의 경우 4개의 전자가 2p 오비탈에 배치되어야 하는데 훈트의 규칙에 의해 1쌍, 즉 2개의 짝지어진 전자가 만들어지며 2개의 홑전자가 남은 두개의 2p 오비탈에 배치되게 됩니다. 즉, 산소의 경우 짝지어진 전자의 반발로 인해 질소의 홑전자 대비 상대적으로 전자를 제거하기가 쉬워 산소의 1차 이온화 에너지가 질소보다 작아지게 됩니다. 이를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산소의 스핀 다중도가 질소보다 낮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약
1. 이온화 에너지는 기체 상태의 원자 또는 이온에서 전자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이다.
2. 이온화 에너지의 단위는 주로 kJ/mol 또는 eV가 사용된다.
3. 1차 이온화 에너지는 2차 이온화 에너지보다 작다.
4. 일반적으로 주기율표상 오른쪽으로, 위쪽으로 갈수록 1차 이온화 에너지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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