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다른 고체들과 달리 물 속에 가라앉지 않고 물 위에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선, 뜬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 다음 얼음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얼음이 물 위에 뜨는 이유
어떤 혼합물에서 각 물질을 구성하는 구성성분들의 단위부피당 질량, 즉 밀도가 낮으면 가라앉지 않고 떠 있습니다. 쉬운 예로, 물에 쇠구슬을 넣으면 물에 비해 밀도가 높은 쇠구슬은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즉, 쇠구슬이 차지하는 물의 부피만큼 물을 위로 밀어내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물체가 어떤 유체 위에 떠 있기 위해서는 자신의 무게와 같은 액체의 무게를 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물에 기름을 넣으면 물에 비해 밀도가 낮은 기름이 떠 있으며 쇠구슬의 예와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물의 밀도는 항상 일정하지 않고 온도나 압력에 따라 변화합니다. 대기압, 즉 1기압 기준에서 물은 섭씨 4도에서 최대 밀도를 가집니다. 여기서 온도를 더 낮추게 되면 얼면서 밀도가 낮아집니다. 사실 대부분의 물질은 액체 상태보다 고체 상태에서 더 높은 밀도를 가집니다. 분자의 진동은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증가하는데 이러한 진동으로 인해 대부분의 물질에서는 분자 사이의 공간이 넓은 액체가 차가운 상태의 고체보다 더 낮은 밀도를 갖습니다. 하지만, 물은 이와 달리 고체가 되면서 밀도가 낮아지는 특이한 현상을 보입니다. 이는 물이 가지는 수소결합에 의한 현상입니다.
물 분자는 하나의 산소 원자와 두 개의 수소 원자가 공유 결합으로 서로 강하게 결합되어 만들어집니다. 또한 산소의 높은 전기음성도로 인해 양(+)으로 하전된 수소 원자가 이웃한 물 분자의 음(-)으로 하전된 산소 원자 사이에 약한 결합(수소결합)을 형성하여 서로를 끌어당깁니다. 이때, 물이 4C 이하로 냉각되면 수소결합의 변화로 인해 음(-)으로 하전된 산소 원자가 멀어지며 이 상태에서 고체가 되면 물 보다 분자간 결합 길이가 길어 밀도가 낮은 얼음 결정 격자가 형성됩니다.
구체적으로, 액체 물에서 수소 결합은 하나의 물 분자를 약 3.4개의 다른 물 분자와 결합시킵니다. 물이 얼어 얼음이 되면 물 분자는 4개의 다른 물 분자와 수소 결합되며 분자 사이의 공간을 늘리는 단단한 격자로 결정화됩니다. 이로 인해 얼음은 액체 상태의 물보다 밀도가 약 9% 낮아지고 물 위에 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얼음은 수소 결합으로 인해 물보다 약 9% 많은 부피를 차지하고 이로 인해 얼음 1 리터의 무게는 물 1 리터의 무게보다 적습니다.
아래의 표는 온도 별 물의 밀도입니다.
(온도 / 밀도 (g/cm3)
100 / 0.9584
80 / 0.9718
60 / 0.9832
40 / 0.9922
30 / 0.99565
25 / 0.99704
22 / 0.99777
20 / 0.99820
15 / 0.99910
10 / 0.99970
4 / 0.99997
0 / 0.99983
−10 / 0.99811
−20 / 0.99354
−30 / 0.98385
중수(Heavy water)와 얼음
사실 엄밀히 말하면 ‘모든 얼음이 물 위에 뜨는 것은 아닙’니다.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로 구성된 ‘중수(Heavy water)’를 이용해 얼음을 만든다면, 이 얼음은 물에 넣어도 뜨지 않고 가라앉습니다. 물론 중수에도 수소결합은 존재하지만 중수 얼음을 액체 상태의 중수에 띄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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