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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공학

그래핀(Graphene)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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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신소재, 그래핀에 대하여

그래핀(Graphene)이란 무엇인가?

 

그래핀(Graphene)을 간단히 요약하면 '단일층의 흑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벌집모양인 육각형의 고리를 가진 탄소의 층이 겹겹이 쌓여 구성된 물질이 바로 흑연(그라파이트, Graphite)인데, 이 흑연을 구성하는 여러 층 중 하나를 따로 분리시킨 물질이 바로 그래핀입니다. 대표적인 2차원 물질로 취급받는 그래핀은 단일층, 말 그대로 하나의 원자층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두께는 0.33 nm(나노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얇습니다. 만약 그래핀을 1 mm의 두께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래핀을 두께 방향으로 약 3,000,000개를 쌓아야합니다.

 

그래핀의 성질

 

많은 과학자들이 그래핀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래핀 특유의 성질때문입니다. 그래핀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2004년 무렵이지만 아직까지 그래핀을 능가하는 성질을 가진 재료를 찾기 힘들정도로 독특하고 우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수한 강도와 강성

 

그래핀의 우수한 기계적 특성

 

흑연으로 이루어진 연필을 사용하다보면 흑연은 굉장히 무른 재료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흑연을 구성하는 2차원의 탄소층이 힘에 의해 쉽게 미끄러지기 때문입니다. 이 탄소층 사이는 어떤 화학적 결합이 있지 않고 단순히 반데르발스 인력이 작용할 뿐입니다.

 

하지만 흑연을 이루는 각각의 탄소층인 그래핀은 전혀 다른 기계적 특성을 보여줍니다. 그래핀의 인장력과 강도는 각각 130 GPa, 1.1 TPa에 이르는데, 이는 강철보다 200배 강하며 현재 인류가 발견한 물질 중 거의 가장 강한 물질로 여겨집니다. 더욱 놀라운건, 이렇게 강하면서도 고무와 같이 신축성이 있어 쉽게 구부릴 수 있고 원래 길이의 20%까지도 늘릴 수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특성을 가진 그래핀을 플라스틱과 같은 다른 재료와 혼합하면 기존의 재료를 더 강하면서도 더욱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그래핀으로 강화된 초고강도 플라스틱도 머지않아 개발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매우 얇고 가벼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탄소원자 하나의 층으로 구성된 그래핀은 당연히 가벼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래핀의 두께는 0.33 nm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강하면서도 단위면적당 무게는 0.77 mg/m2일 정도로 초경량입니다. 1 g(그램)의 그래핀으로도 축구장을 덮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높은 열전도도

 

그래핀은 좋은 열전도체로 알려진 은이나 구리와 같은 금속은 물론 흑연, 다이아몬드보다 높은 열전도도를 가집니다. 

 

구리 : 385 W/m·K

은 : 406 W/m·K

흑연 : 390 ~ 470 W/m·K

다이아몬드 : 2200 W/m·K

그래핀 : 5300 W/m·K

 

높은 전기전도도

 

구리나 은과 같이, 보통 열전도도가 높은 재료는 전기전도도 또한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열의 전달 또한 전자가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핀의 전기전도도는 107 ~ 108 S/m, 전자이동도는 40,000 cm/v·s에 달합니다. 이렇게 높은 전기전도도 그래핀의 육각형 격자에 결합되지 않은 '비편재화'된 전자가 각 탄소 원자마다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위 비편재화된 파이전자는 흑연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그래핀의 탁월한 전기전도도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참고로 흑연의 전기전도도는 105 S/m입니다.)

 

이런 그래핀의 높은 전기전도도 그래핀에 존재하는 전자가 디락-페르미온이라 불리는 준입자와 같이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즉 그래핀의 전자는 마치 질량이 없는 광자처럼 행동하여 전자가 산란하지 않고 멀리 이동할 수 있게 하며 조금 더 전문적인 용어로는 더 긴 평균 자유 경로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흑연보다 훨씬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지는 것입니다.

 

 

비편재화(Delocalized)된 전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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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광학적 성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얇은 물체일수록 투명도가 높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핀 역시 그렇습니다. 단 하나의 탄소 원자층으로 이루어진 그래핀의 투과도는 약 97.7%에 이를 정도로 거의 투명합니다. 이렇게 투명하면서도 전기전도도는 우수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투명전극으로서의 응용 또한 가능합니다.

 

참고로 그래핀의 전기적 또는 광학적 성질은 그래핀의 밴드구조와 연관이 있습니다. 밴드갭이 없으며 그래핀의 전자는 디락-페르미온이기 때문에 전자기파와 상호작용할 때 주파수와 무관하게 전자기파를 흡수할 수 있는 등 여러 특이한 성질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핀을 만드는 방법은?

 

그래핀은 크게 흑연을 분리하여 만드는 방법과, 탄소 소스로부터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흑연을 분리하는 방법에 따라 기계적 박리법, 화학적 박리법으로 나눌 수 있고 탄소 공급원으로부터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방식에 따라 에피택셜 성장법, 화학기상증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계적 박리법

 

스카치 테이프를 이용한 박리법

 

스카치 테이프를 이용한 기계적 박리법은 그래핀의 첫 발견에 사용되었습니다. 흑연을 스카치 테이프로 붙였다 떼어내면 흑연의 층이 스카치 테이프의 접착력에 의해 분리됩니다. 이 때 분리되는 흑연은 여러층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단층의 그래핀을 얻기 위해서는 떼었다를 반복하며 작업해야 합니다. 이런 작업 후 유기용매를 이용하여 스카치 테이프의 접착물질을 제거한 후 최종적으로 단층 그래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만든 그래핀은 결함이 적어 성질이 우수하지만 층수 조절이 어려우며 대량생산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화학적 박리법

 

Hummer's method로 대표되는 화학적 박리법

 

흑연의 화학적 박리법은 Hummer's method라고 부릅니다. 구체적으로는 강산을 이용해 흑연의 층간산화물을 만들고 이 층간산화물에서 최종적으로 그래핀을 분리해 내는 방법입니다. 황산과 같은 강산에 의해 산화된 산화흑연은 친수성이 매우 강해 물 분자를 층 사이로 끌어 당기게 됩니다. 이렇게 물 분자가 층 사이로 들어오면 산화흑연의 층간 거리가 멀어지고 이 상태에서 초음파와 같은 기계적 충격을 주면 쉽게 층분리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산화흑연에서 단층으로 분리가 된 그래핀을 그래핀 옥사이드(GO)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그래핀 옥사이드는 산화에 의한 결함으로 그래핀과는 다른 전기적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다시 환원시키는 공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환원된 그래핀 옥사이드(rGO)의 형태로 그래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환원공정은 하이드라진과 같은 환원제를 이용한 방법, 수소 플라즈마에 노출시키는 방법, 레이져를 이용한 방법, 열을 이용해 환원시키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 그래핀(rGO)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불순물이 많고 단층이 아닌 다층 그래핀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적용 분야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에피택셜 성장법(Epitaxial growth)

 

에피텍셜 성장법의 모식도

 

에피택셜 성장법에서 에피택셜의 의미는 어떤 단결정 기판 위에서 물질이 성장할때 기판의 결정성에 영향을 받아 기반과 같거나 유사한 결정성과 방향성을 가지고 물질이 성장함을 의미합니다. 그래핀의 에피텍셜 성장을 위해서는SiC (Silicon carbide, 탄화규소) 단결정 기판을 이용합니다. 그래핀의 성장을 위해서 SiC 단결정 기판을 13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시키면 SiC 결정 내의 실리콘이 승화가 일어나고 실리콘 원자가 승화된 자리에 탄소 원자가 재배치되면서 그래핀이 형성됩니다. 이렇게 상용 기판위에서 만들어진 그래핀은 따로 전사공정이 필요가 없지만 값비싼 고품질의 SiC 기판을 사용해야하며 기판의 결함이 바로 그래핀의 결함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가지는 그래핀을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화학기상증착법(CVD)

 

화학기상증착법(CVD)에 의한 그래핀 합성법 모식도

 

화학기상증착법은 현재 고품질의 그래핀을 산업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메탄과 같은 기체상태의 탄화수소를 탄소 공급원으로 이용하며 수소 및 아르곤과 함께 고온의 구리 호일위에 흘려주면 촉매인 금속 위에서 그래핀이 합성됩니다. 촉매 금속의 종류, 탄소 공급원의 종류와 비율을 조절하면 원하는 구조와 특성을 가지는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대면적으로 합성하기에 용이하지만 금속 기판위에서 합성 후 실제 사용을 위해서는 원하는 기판으로의 전사공정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핀의 용도와 응용

 

그래핀의 우수한 기계적, 전기적, 열적, 광학적 특성 자체만 놓고 보면 거의 모든 분야에 응용이 가능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대량생산이 어려우며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아서 실제 일상생활이나 산업현장에 적용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핀은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이용하여 원래 물질의 기계적 특성을 향상시키는데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래핀을 복합화한 금속이나 플라스틱은 더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강도를 보임이 밝혀져 항공기 부품이나 자동차, 건축용 복합재료로의 응용이 기대됩니다.

 

그래핀은 열전도도 또한 우수하기 때문에 방열 필름이나 히트 싱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LED와 같은 전자제품에 적용하여 부품이나 제품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핀은 굉장히 얇으면서도 비표면적이 크기 때문에 에너지 저장 물질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중 배터리와 슈퍼캐패시터의 용량과 전하전달 특성의 개선을 위해 그래핀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위의 분야 이외에도 진단 센서, 약물전달재료와 같은 의학분야, 방청 페인트, 유연성 디스플레이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의 적용이 기대되는 물질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그래핀이 하루빨리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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